초등 저학년 시기의 아이는 신체적, 정서적으로 활발히 성장하며, 관심사와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게임에 자연스럽게 빠지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무조건 제재하는 것보다는 관심을 존중하면서도 건강한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게임을 좋아하는 초등 1~3학년 아들을 키우며, 책 읽기, 놀이, 태권도, 학습 균형을 어떻게 맞춰가는지를 실제 사례 중심으로 풀어봅니다.
게임은 금지 아닌 ‘균형’이 핵심
저희 아들은 초등 1학년 때부터 자연스럽게 게임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캐릭터 움직임에 끌렸고, 점점 조작과 전략을 배우며 몰입하더군요. 많은 부모가 그렇듯 저 역시 처음엔 걱정이 앞섰습니다. ‘혹시 중독되면 어쩌지?’,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있었죠. 하지만 제 아이를 지켜보며 느낀 건, 게임을 억지로 막기보단 아이의 성향을 인정하고, 시간과 방식에 대한 규칙을 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하루 중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대를 정해두고, 다른 활동(책 읽기나 태권도 등)을 소화한 후에만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순서를 조절하니 아이도 자연스럽게 시간 개념과 자기 조절 능력을 배우게 되었죠. 또한 게임을 소재로 아이와 대화를 자주 나눴습니다. 어떤 캐릭터를 좋아하는지, 왜 이기는 전략이 흥미로운지 등을 물으며 아이의 세계에 들어가려 했습니다. 단절보단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관계가,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게임과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책은 옆에 두고, 읽고 싶을 때 읽게 하기
공부는 꼭 학원을 다녀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저는 ‘책이 생활의 일부가 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려 노력했습니다. 강제로 책을 읽히기보다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하도록 책장을 거실 한 켠에 꾸며두었죠. 누워서도 읽을 수 있는 쿠션 공간, 좋아하는 시리즈를 쉽게 꺼낼 수 있는 낮은 책장 등을 활용했습니다. 중요한 건 ‘책은 언제든 읽어도 좋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입니다. 아이가 게임을 하고 나서도 스스로 책을 펼치는 습관이 생긴 이유는, 강요 없이 책을 항상 곁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게임에서 본 장면과 관련된 정보를 찾아 책을 펼치기도 하고, 좋아하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책을 다시 꺼내 읽기도 했죠. 독서를 위한 시간도 정하지 않고, 짧게라도 아이가 흥미를 보일 때 곁에서 같이 읽어주었습니다. 책을 숙제처럼 느끼지 않도록, 이야기 나누는 수단으로 접근한 결과, 책은 어느 순간부터 아이에게 ‘편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학원은 태권도 하나, 그 외 시간은 ‘놀이’
저는 ‘초등 저학년 때는 실컷 놀아야 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신체와 정서가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외부 자극보다 자기 몸을 움직이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원은 하나만 선택했습니다. 바로 태권도. 신체 활동도 되고, 규율도 배우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태권도를 통해 체력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그 외 시간에는 놀게 놔둡니다. 거실 바닥에 누워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인형과 대화를 나누고, 창밖을 한참 바라보는 시간도 아이에게는 중요한 성장이죠. 저는 이 시간을 방해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심심한 시간’을 누리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의 육아 방식입니다. 아이의 저학년 시기를 ‘성적’보다 ‘자기다움’을 찾는 시간으로 여기고, 그 안에서 균형 있는 하루를 만드는 것. 그것이 저의 육아 방향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라고 해서 반드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관심사를 인정하고, 생활의 균형을 잘 맞춰주는 것입니다. 책은 늘 곁에 두고, 공부는 학교에서 충분히 하고, 남는 시간엔 마음껏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 초등 저학년 시기야말로 아이가 ‘자기다운 삶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입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건, ‘공부’보다 ‘이해와 여유’입니다.